Dream of Rabbit

20131214 춤이 말하다 본문

주저리주저리/신나게놀기

20131214 춤이 말하다

꿈꾸는깽이 2013. 12. 1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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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4
국립현대무용단 송년기획공연
춤이말하다


 

 

 

표와 프로그램북 인증샷.
행운의 1열.
무대가 가까워서 생동감 넘치는 자리였다.

 

 

 

 

친절한 국현무
공연 시작전에 간단한 음료와 다과도 준비해주신다.
완전 맛있음 bb

 

 

 

 

 

그리고 잊기전에 메모하는 춤말 후기

 생각보다 더 아늑한 공연장. 1열이라 시야방해도 없지만 무대가 단차없이 관중석과 바로 이어져 눈앞에서 생생한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 어느 공연장보다 좋았던건 연습실같이 친근한 느낌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공연시작전 무대에 한명씩 등장해서 몸을푼다. 시작전인데도 그들이 몸을 푸는 모습을 보느라 숨을 쉴 수가 없다. 모두 몸을 풀다가 공연이 시작되자 무대 사이드 양쪽으로 이동해 앉는다. 몸을풀던 발레리나 김지영씨가 입고있던 츄리닝바지등을 벗고 가방에 넣는다. 다소 내츄럴하지만 예쁜 무대의상이 되자 나와서 지젤 무대를 보여준다. 무대가 끝나자 다소 숨찬듯한 김지영씨가 자신의 발레에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김지영씨는 입담도 좋은 듯 하다. 지루할틈 없이 발레의 하루일과, 자신이 발레를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들등을 말해주는데 내가 다 눈물이 났다. 하지만 슬프거나 경건하지만은 않다. 중간중간 말하면서 무대도 보여주는데 소름돋았다. 발레는 어렵고 지루한 무대라고 생각했었는데 각 캐릭터마다 저렇게 다양하게 표현해내는것보고 뮤지컬보다 재밌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김지영씨한테 반한건 카르멘을 보여줄때 였다. 나랑 민정인 카르멘에대해 굉장히 안좋은 추억을 가지고있다.(망할 예술과 사상수업) 하지만 김지영씨의 카르멘을 보는 순간 발레 카르멘이 미친듯이 보고싶었다. 김지영씨 개인도 굉장히 힘들었던 작품이라고하는데.. 춤추면서 자신이 느꼈던것, 힘들었던것과 표현해야하는것을 말하면서 추셨는데, 굉장히 힘들어보였지만 보는 입장에선 진짜 재밌었다. 춤도 입담도 최고시다. 예전엔 훈련에 의한 춤을 췄다면 지금은 경험이 쌓여 동작이 원리를 몸과 마음과 머리로 이해하고 춤을 출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춤을 출 수 있을때가 되면 발레리나로써 은퇴할 시기가 된다는 슬픈 말씀도 하셨다. 안타깝다. 나이가 들 수록 어려운 테크닉은 할 수 없겠지만 그들에게선 어린 친구들이 낼 수 없는 오오라가 있을텐데. 왠지 갑자기 할머니가 된 발레리나의 무대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보고싶어졌다. 그리고나서 정형화된 발레에서 도전을 해본다며 이선태와 함께 증흥 무대를 보여준다.

 발레자세로 있는 김지영씨를 무너뜨리고 움직이는 둘의 즉흥은 꽤나 흥미롭고 재밌었다. 현대무용끼리의 즉흥과는 달리 발레와-현무 라인의 조합은 서로를 무너뜨리듯 잡히듯 하나되듯하는 과정이 있어서 재밌었다. 그렇게 즉흥이 끝나고 김지영씬 사이드로 들어가고 선태가 무대로 나온다. 현대무용을 하게 된 계기가 자유로운-나만의 움직임을 찾고 싶어서랬나? 하지만 자유롭다는 현대무용도 누군가의 틀에 갇혀야만하고, 콩쿨이라는 아무 의미없이 단지 멋있기만한 춤을 추면서 현실에서의 현대무용의 벽과 모순에 부딪힌듯 했다. 그러면서 콩쿨무대(고독의 둥지에 부는 바람&버닝블러드)를 보여주셨는데 영상으로보던걸 직접보니 정말 좋았다. 자신은 콩쿨이 싫다고했지만 난 콩쿨무대랑 잘 맞나보다. 확실히 기교가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 의미없는 표정-아무의미없는 춤이라고 말하니 슬펐다. 내 아무의미없는 사진이 생각나서 왠지 그 심정이 이해가 됐다. 콩쿨에서 자신의 표현이나 감정을 보여줄 순 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기량이 발전하는걸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즉흥으로 자신의 움직임을 찾는다며 보여준 춤에선 몸의 움직임을 무너뜨리고 몸을 변형시키는 기괴하고 어려운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땀이 무대조명과 함께 흩날리면서 정말 숨막히게 멋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이선태 팬인가보다. 현대무용이 뭔지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없다고 했는데 이해가 되는 춤이었다. 선태가 자신의 몸의 언어를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러다가 디퍼가 나와서 춤을췄다.

 디퍼의 무대는 굉장히 유쾌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무대여서 좋았지만 그렇다고 춤이 쉬웠다는 얘기는 아니다. 친숙하고 강하지만 부드러웠다는 얘기랄까? 디퍼는 발레처럼 테크닉을 연마하지만 발레와는 달리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고 음악에따라 즉흥적으로 자신만의 움직임을 찾는다고한다. 그러기에 생활모습 하나하나에서 춤의 아이디어를 얻어 응용한다고한다. 그래서 나온 젓가락춤과 돌고래춤을 보여주는데 멋있었다. 세계대회 나갔을때 배틀을 재현하면서 콩트처럼 보여주는 춤들은 정말 입이 떡 벌어졌다. 대회중간에 취하는 모션들도 설명해주며 재현하니 더 재밌었다. 하지만 이렇게 1등을하고와도 알아봐주는이는 없고, 자신을 비보이한다고하면 '아 도는거?'라고해서 슬펐다고한다. 변하지않는 비보이에 대한 인식들, 춤은 정말 어려운길을 가고 있구나.

 그다음 음악이 울려퍼지고 앉아있던 안지석씨가 리듬을 타며 들어온다. 후드를 뒤집어 쓴 채 리듬을 타며 들어오는 안지석씨의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몸이 절로 들썩들썩거리는 느낌? 온 무대를 통틀어 가장 음악과 리듬에 몸을 맡긴 춤이 아니었나 싶다. 간단해보이는 춤이지만 스텝과 온몸이 리듬속에서 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디퍼와 함께 신나게 춤을 추고 그의 춤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안지석씨는 약간 철학적인 생각을하며 춤을 추는 듯 했다. 샤머니즘과 춤,리듬에 관한 얘기가 나왔을때 나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리나라의 가무역시 무당에서 시작된 것이니.. 안지석씨는 목소리가 나긋나긋해서 순간 몸이 풀어졌지만 춤만은 정말 좋았다.

 그리고나서 한국무용 소고춤의 무대가 펼쳐졌다. 뒤에서 연주하시는 분들도 좋았고 춤도 좋았다. 신명나고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소고춤은 딱히 뭐라 설명할길이 없는게 그냥 압도당해서 박수 열심히 추면서 봤다. 이 무대는 다른사람들과는 달리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갑자기 여자 목소리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안먹히면 무대에서 내려가야지라는 말과 젖어사세요라는 말만 기억이 남는다. 7살짜리 자신의 제자가 오늘 공연에 왔다는데 가르치진 않고 같이 산다고만한다. 보고 느까고 경험하라며. 배울점이 많은 멋진 어르신 같았다. 설레임과 떨림, 정해진 틀에 갇힌 춤이 아닌 진짜 춤을 보여주기위해 리허설을 참여하지 않았다던 김운태 선생님. 리허설을 한다는건 첫날밤을 다보여주고 지내는것과 같다고 한다. 빵터지면서도 이해가 잘됐다. 리허설을 하고나면 그 똑같은 춤을 절대 다시 추실 수 없다고.. 

 마지막 순서인 이나현씨. 즉흥에 관한 설명? 혹은 강의로부터 시작된 이나현씨의 공연. 무를 위해 자신을 비워 새로운 움직임을 찾기위해(낯설게하기) 간단한 룰을 정해하는 즉흥을 보여주셧는데, 간단한 룰에서도 다양한 움직임이 나올 수 있는게 신기했다. 그리고 자신이 외국에서 경험하면서 했던 춤들을 설명하면서 추셨다. 외국인의 신장에 눌리지 않기위해 자신의 몸을 최대한 늘려서 췄던 춤을 보여주는데 작은몸집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넘쳐보였다. 그리고나선 자신의 틀과 움직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람과의 접촉이 도움이 많이 된다며 이선태와의 접촉즉흥을 보여주셨다. 현무라인의 즉흥은 훨씬 과감하고 과격하면서도 어렵고 다양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어떻게 배려하고 신호하며 움직이는지 설명하면서 춤을 춰주셔서 움직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중에 서로의 공간을 찾아 들어가기도하는데 일부러 어렵고 힘든곳을 찾아 들어간다고 이나현씨가 얘기하니까 선태가 저는 그것까지 생각못한다고 어짜피 몸이커서 작은 안들어가진다고해서 다들 웃었다.

 그렇게 모두의 공연이 끝나고 다들 나와서 몸푸는듯 혹은 무아지경에 빠진듯 자신의 춤을, 또는 상대와의 교감되는 즉흥 춤을 추며 암전된다. 그리고 커튼콜. 촬영된다길래 몇 컷 찍었는데....노출 다 오버남 ^.^ 게다가 단렌즈라 댄서분들 다 들어오지도 않고..그렇다고 한명만 확대해서 찍을수도 없고 애매애매. 아무튼 그렇게 공연은 끝-

 하루밖에 안지났는데 내용이 벌써 가물가물하다. 블로그에 쓰면서도 자꾸 생각나는게 있어서 추가하고 하긴하는데 벌써 많은걸 놓친 기분이다. 적으면서 볼껄 그랬나 싶다가도 그러면 공연의 흐름을 놓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선태라는 무용수를 알게되면서 이런 좋은 공연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설레고 기쁘다. 렉처퍼포먼스 형식의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춤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춤 속에 그들의 삶을 함께 볼 수 있는것도 좋았고 그로인해 내가 자극되어지는 것도 좋았다.

온전히 내 기억에만 의존하기 위해 아직 사놓은 프로그램북은 보지 않았는데, 오늘은 공연가기전에 정독하고 가야겠다. 마지막공연이라 더 설렌다. 그리고 2층에서 촬영하던데 영상 꼭 풀어주셨으면 좋겠다.아니면 dvd라도.. 춤말 2기도 해주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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